
9월 9일에 방송되는 MBC ‘라디오스타’ 980회에서는 김창옥이 옻칠 작업에 몰두하며 정신과 약까지 끊을 정도로 위로를 받은 과정과 첫 개인전에 담긴 이야기가 공개된다.
김창옥, 옻칠 작업에 빠진 이유
누적 강연 1만 회를 돌파하며 수많은 사람에게 소통과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온 김창옥은 최근 옻칠 작업에 푹 빠진 근황을 전한다. 우연히 접한 옻칠 작품에 마음을 빼앗긴 뒤 스승을 찾아 본격적으로 작업을 배우기 시작했고, 현재는 옻을 활용한 회화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밝힌다.
김창옥이 옻의 기본 원리와 작업법을 배운 스승은 옻칠 작가 전용복이다. 전용복에게 옻이 굳는 온도와 환경, 색을 만드는 방법 등 기본 기술을 배웠고, 스승의 화풍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자신만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한다.
그는 오랜 기간 강연을 하며 다른 사람에게 위로를 전해왔지만 정작 자신이 어디에서 위로받는지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작업실에서 반복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이어지면서 생각이 줄어드는 경험을 했고, 옻칠은 강연과 다른 방식으로 자신을 붙잡는 일이 됐다.
옻독에도 멈추지 않은 작업
그 과정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김창옥은 옻칠 작업을 하면서 피부에 옻독이 오르는 일을 반복해서 겪었다고 털어놓는다. 옻을 다루는 과정에서 피부가 심하게 반응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작업 자체를 멈추지는 않았다고 밝힌다.
그럼에도 작업을 계속해 온 그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노동을 하다 보면 복잡했던 생각이 점차 단순해진다고 설명한다. 손으로 같은 작업을 계속하는 동안 여러 걱정이 줄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만 집중하게 됐다는 것이다.
몇 년간 옻 작업에 열중한 김창옥은 작업에 집중하는 동안 불필요한 생각이 줄고 필요한 생각만 남는 경험을 했다고 전한다. 그 과정에서 큰 위로를 받았고 정신과 약까지 끊을 정도로 마음이 달라졌다고 밝힌다.
돌가루와 옻으로 직접 만드는 색
김창옥만의 독특한 작업 방식도 공개된다. 돌가루와 옻을 섞어 직접 색을 만들고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해 긴 시간을 기다리는 과정을 거친다. 재료를 섞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옻이 굳는 시간과 주변 환경까지 살피며 원하는 표면을 만들어간다.
이후 큰 롤러를 이용해 한 호흡으로 선을 긋는 순간에는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한 번에 선을 밀어야 하는 과정에서는 움직임 자체에 집중해야 해 머릿속의 다른 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다는 것이 김창옥의 설명이다.
옻은 온도와 습도, 계절과 공기에 따라 마르는 과정과 표면이 달라지는 재료다. 김창옥은 작업 중 생기는 예상 밖의 주름과 수축, 균열까지 없애야 할 실패로만 보지 않고 시간과 자연이 남긴 흔적으로 받아들이며 작품에 남긴다.
첫 개인전 ‘위로의 흔적’

최근 첫 개인전까지 열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나선 김창옥은 ‘라디오스타’ 스튜디오에서 자신의 작품을 직접 소개한다. 약 40점의 작품을 작업했다는 그는 개인전의 주제 ‘위로의 흔적’에 맞는 ‘울다’라는 작품에 담긴 의미와 작업 과정을 들려준다.
첫 개인전 ‘김창옥: 위로의 흔적’은 9월 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청담동 MCM HAUS에서 열리고 있다. 김창옥은 오랫동안 강연에서 말을 표현 수단으로 사용해왔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옻과 작품의 표면을 통해 자신의 시간을 보여준다.
전시에는 ‘울다’를 비롯해 ‘선 없는 선’, ‘망’ 등 옻을 이용한 작업이 소개된다. 전시 전체는 옻을 바르고 기다리고 다시 덧입히는 과정에서 남은 표면의 변화를 지우지 않고 작품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울다’는 옻이 마르면서 생기는 주름과 수축, 균열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전통적인 작업에서는 결함으로 볼 수 있는 표면의 변화를 그대로 남겨 감정과 시간이 지나간 뒤 생긴 흔적으로 받아들였다는 의미가 담겼다.
‘선 없는 선’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눈에 보이는 선이 없어도 관계와 거리가 존재한다는 점을 다룬다. 서로 부딪히고 떨어지는 관계에서 생기는 긴장과 조화를 옻의 표면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함께 전시되고 있다.
서울과 제주 오가는 두 집 살림
그런가 하면 김창옥은 약 8~9년째 서울과 제주를 오가는 ‘두 집 살림’ 중이라는 근황도 공개한다. 잦은 강연으로 몸과 마음이 지쳤던 시기 혼자 머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고향 제주에 작은 집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힌다.
처음 제주 집을 마련한 이유는 바쁜 강연 일정에서 잠시 떨어져 혼자 머물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일정을 소화하고 제주에서 시간을 보내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두 지역을 오가는 생활도 8~9년째 계속되고 있다.
제주는 휴식하는 공간이면서 옻 작업에도 영향을 주는 장소가 됐다. 비와 바람, 높은 습도 같은 자연환경은 옻이 마르는 과정에 변화를 만들었고, 김창옥은 그 과정에서 생긴 표면까지 작품에 남기고 있다.
자녀 얼굴에 떨어진 지네
그러나 제주 집을 찾은 가족에게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졌다. 자녀들이 제주 집에서 잠을 자던 중 천장에서 떨어진 지네가 아이의 얼굴 위에 착지한 것. 당시 초등학생이던 자녀들은 크게 놀라 “다시는 제주도 아빠 집에 안 가겠다”고 선언했다고 해 웃음을 안긴다.
가족이 함께 찾았던 제주 집에서 자녀들이 예상하지 못한 일을 겪은 뒤 아빠 집에 다시 가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김창옥의 혼자만의 공간에는 또 다른 사연이 생겼다. 서울과 제주를 오가는 생활에 얽힌 가족의 반응도 이날 함께 공개된다.
아내가 말한 현실 남편 김창옥

밖에서는 수많은 사람을 웃기고 위로하는 김창옥의 현실 남편 모습도 공개된다. 그는 아내에게 “왜 밖에 나가서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웃겨주면서 집에서는 나를 안 웃겨주냐”라는 말을 들었다고 고백한다.
무대에서는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소통하지만 개인적인 관계에서는 오히려 쑥스럽고 어색한 편이라고 밝힌다. 수많은 관객 앞에서는 긴 이야기를 풀어내는 김창옥이지만 가장 가까운 가족과 지낼 때는 같은 모습이 아니라는 점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군복과 워커 차림으로 다닌 음대 시절

또한 공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해병대 전역 후 뒤늦게 음악대학에 입학했던 과거도 소환한다. 어린 동기들에게 지기 싫은 마음에 군복과 워커 차림으로 학교를 다녔다는 그는 당시 잔뜩 힘이 들어간 채 성악을 배우고 있었다고 회상한다.
공업계 고등학교와 군 생활을 거쳐 들어간 음악대학에서 주변 동기들에게 뒤처지고 싶지 않았던 마음이 겉모습과 노래에도 힘을 주게 했다는 이야기다. 그 과정에서 성악 스승에게 특별한 가르침을 받았고 그 말이 이후에도 오래 남았다고 밝힌다.
그때 스승에게 들은 가르침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김창옥은 현재 옻칠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도 당시 배운 메시지를 다시 떠올린다고 전하며 과거 성악을 배우던 시간과 지금의 작품 활동이 연결돼 있다고 설명한다.
성악을 배우던 시절 스승에게 받은 가르침이 오랜 시간이 지나 옻칠 작업을 하는 순간에도 다시 떠오른다는 점은 김창옥의 두 작업을 이어준다. 강연에서 다른 사람에게 위로를 전해온 그가 옻칠에서는 어떤 위로를 발견했을까?
김창옥이 옻칠 작업을 통해 얻은 변화와 첫 개인전 이야기는 9월 9일 수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되는 MBC ‘라디오스타’ 980회에서 공개된다.
사진 : MBC